<소낙비>는 낯선 곳에서 이제 막 사회로 발을 디딘 주인공의 평범한 날들을 담은 이야기 그림책입니다.
세탁비닐에 쌓인 정장을 자취방에 걸어만두고 우울한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저의 고민과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.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? 이런 날들이 끝이 나기는 할까? 비오는 어둑한 하늘과 함께 주인공의 착잡한 마음도 물 속으로 가라 앉는 듯 합니다.
독립을 준비하면서 누구나 '앞으로 어떻게 잘 살아나갈 수 있을까?','경제적으로 언제쯤 독립할 수 있을까?' 같은 고민을 많이 하기 마련입니다.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, 늘 사회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함은 마음 한 구석을 떠나지 않습니다. 마치 비 오는 날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우울한 날들이 계속되진 않을지 걱정하곤 합니다.
하지만 비가 내리면 개인 날이 오기 마련이죠. 불안정한 첫 시작을 하는 우리에게도 소낙비가 온 뒤 맑아진 하늘같은 파란 날들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며 작업하게 되었습니다. 소낙비가 영원히 올 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듯이 살아간다는 일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. 이 책에도 그런 이야기를 담아 제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었어요.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, 나의 삶에도 종종 비가 오겠지만 그 뒤에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응원하고 싶습니다.
<소낙비,The shower>
그림책 / a4 / 32pg
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
2017 졸업전시 <불모지>